나무의 정원

식물 일기9_서로 다른 나무의 성장 일기

나무 슮 2023. 6. 15.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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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성장에는 다 자신만의 때가 있다

 

 

4월 1일 식목일에 받아온 야생나무들이 화분에서 잘 자랄까 걱정되긴 했지만, 6월 초가 된 지금, 생각보다 잘 자라는 친구들도 있고 아직도 소식 없는 친구도 있다. 

나무가 자라는 모습을 보면 정말 신기하다. 긴 막대모양 하나에서 어엿한 나무의 모습이 되기까지. 정말 식물의 신비를 보았다. 정말 신기했던 나무의 성장일기 내용을 풀어보려고 한다.

 

 

아직도 이름 모를 나무친구

 

 

먼저, 여전히 누구인지 알 수 없는 나무.ㅋㅋㅋ 입모양을 보면 알 줄 알았는데 아직도 모르겠다. 일단 이 친구는 엄청나게 잘 자라고 있다. 다른 묘목들에 비해 성장속도가 엄청나다. 봄, 가장 먼저 새싹이 올라오기 시작해서 우리를 기쁘게 해 줬던 기특한 친구.

 

 

 

분명 중간에 꽃도 피웠는데, 무슨 꽃인진 모르겠다. 아마도 열매 나무인듯하다. 아직 꽃에서 열매가 맺힐 정도는 아니어서 열심히 자라다가 이른 봄비에 떨어져 버렸다. 점점 무성해진 모습.

 

 

 

그리고 어느순간 쑥 잎줄기가 커지더니 너무 신기한 광경을 보았다. 줄기가 나무가 되는 과정을 매일 지켜보며 생명의 신비를 느꼈다. 나무는 이렇게 자라는 거구나, 처음 알았다. 초록색 잎줄기였는데 어느 순간 아주 얇은 덩굴이 나와 감싸더니 그 부분이 단단한 갈색 나무줄기가 되었다. 

 

 

 

6월 중순. 현재모습.

이제는 제법 나무다운 모습을 하고 있다. 이 친구는 지금 화분이 너무 작아보여 곧 큰 화분으로 옮겨줘야겠다. 아주 크게 자랄 준비가 되어 있는 나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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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철쭉(아마도)의 생장

 

 

수형과 형태로 보았을 때 아마도 산철쭉일 이 나무친구는 하도 소식이 없어서 처음엔 죽은 줄 알았다. 그런데 5월 어느 날 아주 작은 새싹이 자라기 시작했다. 눈에 잘 안 보일 정도로 수줍고 작게, 보송보송한 잎을 보여주었다. 

6월 중순. 현재 모습.

생장이 좀 느린 친구인 것 같다. 아주 조금씩 자신만의 속도로 잎을 틔워가는 나무. 꼭 환경이 좋은지 눈치보고 살펴보다가 이제야 수줍게 자신을 드러내는 내향 나무인 것 같다. 잎이 신기하게 생겼다. 

 

 

대추나무(추정)의 생장

 

 

가시가 있어서 대추나무인줄 알아보았던 나무. 처음엔 가시가 없었는데 어느 날 보니 가시가 생겨 있었다. 가시도 자라는 거구나. 당연한 건데 너무 당연해서 오히려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대추나무 옆에 기생하던 작은 새싹은 이만큼이나 자랐다. 옆에서 키우는 토마토 꽃이 이쪽에 떨어졌었나보다. 딱 봐도 아주 건강한 토마토의 모습으로 자라고 있었다. 얼마 전에 다녀온 세종수목원의 식물상담소에서 이 친구와 대추나무를 같이 키워도 되는지 물어보니, 대추나무는 주변에 다른 식물이 있는 걸 싫어한다고 했다. 역시 이런 건 물어봐야 안다. 집에 와서 토마토는 새 거처를 마련해 주었다. 

 

 

대추나무는 6월이 되어서야 뒤 늦은 새싹을 피워냈다.  이 나무도 죽은 줄 알았는데, 뒤늦게나마 자신의 생명력을 드러내주었다. 기특하기도 하지. 식물상담소에서 알려준 사실인데, 저 나무의 비닐은 죽은 묘목과 산 묘목을 접목해서 새 묘목으로 만든 거라고 한다. 전혀 몰랐는데, 너무 신기한 사실이다. 그래서 나무의 생장이 더 느렸나 보다. 그래도 이렇게나마 자라주어 고맙다.

 

식물을 키우면서 느끼는 점은, 각자 자기만의 성장 속도가 있다는 사실이다. 빠른 나무도 있었고, 느린 나무도 있다. 아주 오래 걸리더라도 살아있음 그 자체로 감사하게 된다. 그러니 나 역시 너무 조급해야지 않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성장속도가 조금 느리게 느껴지더라도, 나는 나만의 길을 잘 가고 있으니 그걸로 되었다. 스스로에게도 칭찬해 주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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