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정원

식물 일기10_식물의 죽음, 시듦

나무 슮 2023. 7. 5.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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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을 키운다는 건 정말 많은 정성이 필요한 일이다.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나의 잘못으로 식물이들이 죽어가는 걸 보는 건 너무 슬픈 일이다.

'식물부모'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부모처럼 정성으로 식물들을 보살펴야 하는 건데, 그러지 못했다는 건 내가 좋은 부모가 아니었음을 알려주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7월 돌단풍의 죽음

 

 

 

3월 말, 식목일 기념으로 받았던 돌단풍이 죽었다. 더 세심히 살펴보고 제때 분갈이를 해줬어야 하는데, 생각보다 화분이 작았던 것이 화근이었던 것 같다. 끝부분이 갈색으로 변해갈 때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이 좁은 곳에서 살아보려고 열심히 뿌리를 내리다 결국 시들어버렸다. 작고 예쁜 단풍을 더 예쁘게 키우지 못해서 너무 미안하다.

 

 

 

 

7월 1일. 상추도 더 크지 못하고 죽었다. 씨를 처음 심어봐서 몰랐는데, 상추는 원래 멀찍이 심어 주어야 한다. 물도 많이 먹고, 뿌리도 잘 내려야 하니 이렇게 좁은 곳에 빡빡하게 심으면 서로 숨을 쉴 수가 없다. 그래도 이만큼까지 자란 게 신기했는데, 결국 이렇게 되었다.

 

병충해도 문제였다. 농부님들이 괜히 약을 치는 게 아니다. 병충해로부터 식물을 지키는 건 쉽지 않는 것 같다. 집 안에서 키우면 모를까 여러 상황에 쉽게 노출되기 쉬운 옥상에서는 더 신경 썼어야 했다. 다음에 상추를 심을 때는 정말 잘 키우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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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상추는 통째로 갈았다. 너무 놀란 건, 상추를 긁어내는 과정에서 아기 사마귀가 튀어 나왔다. 흙 속에 숨어서 살고 있었던 듯했다. 내가 관리를 잘 못해서 사마귀가 생긴 건가? 이렇게 작은 사마귀를 가까이서 본건 처음이다. 찾아보니 사마귀는 병충해를 먹는 익충에 가까운 존재라고 한다. 그만큼 병충해가 많았던 걸까? 어쨌든 우리 정원에 반가운 손님은 아니라 다른 곳으로 보내주었다.

 

식물을 옥상에서 키운다는 건 여러 벌레, 곤충을 볼 수 있음을 뜻하기도 하는 것 같다. 그만큼 식물들이 다치지 않도록 더 세심한 관심도 필요한 것 같다. 배워야 할 것들이 참 많다. 초보식물부모에게는 정말 어렵다. 더 잘 키워주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하다. 나머지 친구들은 더 많이 신경을 써서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도록 노력해야겠다. 모든 일에는 그만큼의 정성과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식물은 '생명'이기 때문에 조금만 소홀히 해도 금방 시들게 되기 마련이라는 사실을 또 한 번 깨달았다. 요즘 너무 덥다는 이유로, 옥상에 벌레가 많다는 이유로, 피곤하다는 이런저런 핑계로 돌보지 못했던 나를 반성하는 시간이 되었다.

 

생명의 무게를 느끼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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