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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나무 아래서 울던 아이 "나도 사랑 받고 싶어요"

꽃이 피는 순간에도, 평범하게 보이는 순간에도, 열매를 맺는 순간에도,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순간에도 모든 시간 벚나무가 벚나무이듯. 3월 말. 주변엔 온통 벚꽃 이야기뿐이다. 벚꽃 하면 우리 가족이 늘 동시에 떠올리는 기억이 있다. 내가 7살쯤 됐을 때의 이야기이다. 가족들이 다 같이 여의도 벚꽃 축제를 갔었는데, 그 많은 인파 속에서 4살이 된 동생 두 명과 나, 엄마, 아빠, 할머니까지 무려 6명의 대가족이 다 같이 움직여야 했기 때문에 챙길 사람이 많았던 부모님은 정말로 정신이 없었다. 그 당시 나에겐 나쁜 버릇이 있었는데, 가족과 같이 다니면 꼭 숨는다는 거였다. 내가 없어지면 알아차리기나 할까? 우리 가족은 내가 없어도 행복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에 아빠와 잡고 가던 손을 슬쩍 빼고 뒤로 빠졌..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장소

집, 나무, 초록, 노을, 별 ​ ​나의 마음을 가장 편하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작품 세계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모두 모아놓은 공간이다. 동화 같은 그곳에 가고 싶은 마음으로 그렸던 작품들:) 노을 지는 바다, 깊은 숲은 날 설레게 한다. 바닷소리와 숲 소리가 동시에 가까이 들리는 그런 공간에 머무르고 싶어서 그렸던 그림. 청량한 공기. 들뜬 마음. 그 길의 끝에 있을 집. 길을 걷다 보면, 하늘 나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 그 기분을 한가득 담아 표현한 작품 새도 사람도 모두 잠든 밤. 어둠이 내려앉은 숲은 고요하기만 하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별이 끝없이 펼쳐진다. 별이 내리는 숲을 지나쳐서 나의 집으로 가는 길을 걷고 싶다:)

나무의 그림들 2023.03.24

여행지에서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그림을 그리는 사람으로서 한 번쯤 해보고 싶었던 여행지에서 그림그리기를 해보았다. 그 순간의 느낌을 그림 속에 담는다는 건 쉽지 않지만 의미 있는 일이다. 재료는 파스텔을 사용했다. 사진을 찍는 순간 구름이 몰려와 햇빛을 가렸다. 같은 하늘인데도 분위기가 순식간에 달라진다. 여름의 초록은 정말 푸릇푸릇하다는 말이 잘 어울린다. 파도소리와 잔잔한 음악, 상쾌한 바람 ​여유롭게 노래를 들으며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행복하다는 걸 오랜만에 느꼈다. 바쁠수록 여유를 가지려고 노력하는 건 중요하다 생각한다. 잘 그리려고 할 수록 원하는 느낌과 멀어지는 것 같다. 가끔은 이런 여유를 부리는 것도 필요하다는 걸 새삼 깨달았던 날.

나무의 그림들 2023.03.23

눈이 내리는 순간에도 꽃이 피어난 "산수유나무"처럼

여전히 추운 겨울바람이 불던 날, 산수유 꽃을 만났다. 기다렸던 봄이다. 대학교를 다니던 어느 날, 3학년을 마치고 4학년이 되기 전 많은 고민이 있었다. 3학년에 되어도 여전히 내가 뭘 좋아하는지, 하고 싶은 일이 뭔지 모르겠고, 미래가 불투명함에 두려운 마음이 먼저 들었다. 바로 졸업을 하고 취준생이 돼서도 뭘 원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 그저 이렇게 졸업해 버리면 안 될 것 같은 막연함에 휴학을 결정했다. 그러나 휴학을 해도 막상 뭘 하면 좋을지 몰라서 일단 영어학원 끊었다. 나름 미라클 모닝을 하겠다고 아침 8시 시간대로 신청하고, 집에서 영어학원까지 40분 정도 걸리는 거리를 운동삼아 걸어 다녔다. 2월부터 다니기 시작했는데 매일 걸어 다니기에는 추운 날씨였다. 겨울, 아침, 모두..

나무에게서 배운 "마음 강해지는 법"

금이라 해서 다 반짝이는 것은 아니며 헤매는 자 다 길을 잃은 것은 아니다. 오래 되었어도 강한 것은 시들지 않고 깊은 뿌리에는 서리가 닿지 못한다. -J.R.R Tolkien 나는 어렸을 때부터 ‘마음이 약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 아이였다. 잘 울고, 잘 상처받고, 밤에는 무서워서 잠도 못 자는 아이. 나의 멘탈이 약할 걸 아셨던 아빠는, 정신력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밤에 혼자 산 입구를 가게 한 적이 있었다. 물론 뒤에 아빠가 몰래 따라오고 계셨지만, 당시엔 깜깜한 밤이 너무 무섭고, 왜 이 길을 가야 하는지 몰라서 계속 울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높은 곳을 무서워하는 나에게 놀이동산에서 자이로드롭을 2번이고 3번이고 태우셨다. 이제 안 무서운 척 연기를 해야만 그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또..

나무의 휴일을 시작하며.

오두막의 꿈 어느날 오두막은 꿈을 꾸었다. 아름답게 빛나는 별들과 달, 그리고 하늘을 머금는 꿈을. 안녕하세요. 나무입니다:) 이 공간은 저의 일상에서 만나는 모든 휴일같은 생각을 담을 곳입니다. 잘 흔들리는 저이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도 의연하게 흔들리지 않는 나무처럼 되고 싶어서 저의 이름을 나무로 짓고 스스로를 나무로 부르고 있어요. 언젠가 정말 나무처럼 될 저를 꿈꾸면서요:) 그리고 나무가 되어가는 나무의 성장일기처럼 일상에서 깨달은 것들, 깨달아갈 것들에 대해 저의 그림과 글로 담아 표현해보려고 합니다. 작은 공간이지만, 이 곳을 만나는 여러분에게도 휴일같은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나무 인스타 나무여행 https://www.instagram.com/tree_dayoff/ 나무 유튜브 ht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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